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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원화 글로벌 도약 출발점"…원·달러 24시간 거래, 30년 빗장 풀렸다

2026. 07. 07. PM 06:16출처: 백민희 에디터
새벽 시간 환율 전광판이 켜진 서울 외환 딜링룸에서 트레이더가 모니터를 응시하는 장면
서울 외환 딜링룸 / 사진=Pexels(AlphaTradeZone)

새벽 3시, 이제 원·달러 환율이 움직입니다. 지금까지 밤 시간대 우리 원화 가격은 서울이 아니라 해외에서 정해졌습니다. 7월 6일 오전 6시, 그 오랜 관행이 끝났습니다. 국내 외환시장이 주중 내내 문을 닫지 않는 24시간 체제로 들어섰기 때문입니다.

오전 6시 개장·토요일 새벽 마감…주중 24시간 무중단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새벽까지 이어지는 24시간 거래 시간표가 표시된 전광판
원·달러 24시간 운영 시간표 / 사진=Pexels(Atlantic Ambience)

새 체제는 뉴욕 서머타임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월요일 오전 6시에 열어 토요일 오전 6시에 닫습니다. 서머타임이 풀리는 겨울에는 한 시간씩 밀려 월 오전 7시부터 토 오전 7시까지 운영됩니다. 기존에는 오전 9시에 열어 다음 날 새벽 2시에 끝났습니다.

달라진 건 시간만이 아닙니다. 주말과 1월 1일 신정을 뺀 공휴일에도 이제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달러를 뺀 이종통화 거래시간은 종전처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유지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4시간 확대는 원·달러에 한정된 셈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9년…"수십 년 만의 대전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신문 지면과 2026년 24시간 개장 화면이 나란히 대비된 이미지
외환시장 개방의 역사 / 사진=Pexels(Markus Winkler)

우리 외환시장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근 29년간 이어진 제한입니다. 2024년 7월 마감을 새벽 2시로 한 차례 늘렸고, 약 2년 만에 이번엔 아예 24시간으로 열었습니다. 허장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를 "수십 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정부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밤사이 해외 역외시장(NDF)으로 빠져 있던 원화 거래 수요를 국내로 끌어오겠다는 것입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이번 조치를 "원화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시행에 앞서 외국 금융기관 등록 절차도 간소화돼, 글로벌 기관 70여 곳이 이미 등록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환율 1500원대·34거래일 최장…"고환율 해소는 아니다"

1500원을 넘어선 원·달러 환율 그래프가 붉게 표시된 모니터 화면
원·달러 환율 추이 / 사진=Pexels(Atlantic Ambience)

하필 시행 시점의 환율 자리가 높습니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5월 15일부터 7월 3일까지 34거래일 연속 1500원대를 유지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긴 기록입니다. 올해 상반기 평균은 1484.56원, 7월 1일엔 저항선 1560원에 가까운 1554.9원까지 올랐습니다.

다만 24시간 개장과 고환율은 다른 문제입니다. 이번 조치는 가격을 정하는 방식을 글로벌 기준에 맞춘 것이지, 1500원대라는 높은 환율 자체를 낮추는 카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효과의 근거로는 2024년 연장 사례가 꼽힙니다. 자본시장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당시 개장 직후 갭변동성이 0.306%에서 0.145%로 약 절반 줄었습니다.

"초기 변동성 후 안정"…유동성 부족 우려도

야간 딜링룸에서 소수의 트레이더만 화면 앞에 앉아 있는 한산한 장면
야간 시간대 외환 거래 / 사진=Pexels(Mikhail Nilov)

전망은 엇갈립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은 신중합니다. "초기에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나 거래가 정착되고 유동성이 늘면 안정될 것"이라는 겁니다. 임환열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역외 수요를 역내로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했습니다.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야간 거래량과 시장에 참여하는 금융기관 수가 함께 늘면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봤습니다.

반면 조심스러운 시선도 있습니다. 야간·새벽 시간대에 거래량이 얇으면 소수의 투기성 매매만으로 가격이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환율 방향을 두고 서정훈 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적어도 8월 초까지는 외국인 순매도 여력이 남아 1500원대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관건은 야간 시간대에 실제 거래가 얼마나 붙느냐입니다. 이미 등록을 마친 글로벌 기관 70여 곳이 밤 시장에 뛰어들면 유동성이 채워지지만, 참여가 저조하면 얇은 호가로 가격이 출렁일 수 있습니다. 겨울 서머타임이 풀리면 개장·마감이 한 시간씩 밀리는 만큼, 시장은 당분간 새 시간표에 적응하는 기간을 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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