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카 일상화'…코스피 하루 만에 -4.91%, 올해 6번째 서킷브레이커


장이 열리자마자 숫자가 무너졌습니다. 7월 7일 코스피는 하루에만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를 차례로 겪었다. 오전엔 프로그램 매매가 멈췄고, 오후엔 시장 전체가 20분간 문을 닫았습니다. 두 안전장치가 하루에 모두 걸린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오전 10시 23분 사이드카, 오후 1시 51분 서킷브레이커…올해 32·6번째

오전장부터 분위기가 심상찮았습니다. 10시 23분, 미니 코스피200 선물이 -5.12%까지 밀리자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걸렸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멈춰 세우는 장치인데, 올해 들어서만 벌써 32번째 발동이었다.
오후 들어 하락 폭은 더 가팔라졌다. 1시 51분 코스피가 전일 대비 8.07% 떨어진 7,401.56을 찍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 멈췄다. 올해 6번째이자 역대 12번째다. 이후 낙폭을 다소 줄여 지수는 4.91%(395.02p) 내린 7,656.31로 마감했고, 장중엔 7,389선까지 밀렸습니다. 코스닥도 1.87% 내린 831.23으로 마쳤다.
메타 컴퓨트 검토 보도…AI 공급과잉·메모리 수요 정점 우려

이번 급락의 발단은 닷새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7월 2일 코스피는 7.89%(655.32p) 폭락한 7,648.09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8000선을 처음 내줬다. 촉발 원인으로는 메타가 자체 데이터센터의 잉여 AI 연산자원을 외부에 파는 '메타 컴퓨트' 사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지목됐습니다.
AI 인프라가 넘칠 수 있고, 그러면 메모리 수요도 정점을 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진 겁니다. 코스피는 AI·반도체 랠리를 타고 지난 5월 사상 처음 8,000선을 넘었지만, 이른바 '메타 쇼크'에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했다.
삼성전자 -6.92%·SK하이닉스 -6.06%…외국인 2조9천억 던졌다

매도세가 몰린 곳은 역시 반도체 대형주였습니다. 7일 삼성전자는 6.92% 내린 29만6,000원, SK하이닉스는 6.06% 내린 220만1,000원에 마감했다. 앞서 2일엔 삼성전자가 9.06%, SK하이닉스가 14.57% 빠지며 낙폭이 더 컸습니다.
수급을 보면 방향이 뚜렷했다. 외국인이 약 2조9,000억원을 순매도했고 기관도 3,092억원을 팔았습니다. 반대편에서 받아낸 건 개인이었다. 개인은 이날 약 3조1,343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락장을 사들였습니다.
"추세 하락 단정 일러" vs "비중 확대 기회"…엇갈린 진단

증권가 진단은 한 방향이 아니었습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사이드카가 일상화될 정도의 비정상적 변동성 환경에 노출됐으며, 최근 변동성 확대를 지수 방향성의 추세적 하락으로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가 매수 관점도 나왔습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수급 요인에 의한 급락은 비중을 확대할 기회"라고 봤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하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 '롱 포지션'을 잡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8%대까지 밀렸다가 종가 4.91% 하락으로 낙폭을 줄였습니다. 급락을 부른 '메타 컴퓨트'는 아직 검토 단계 보도여서 인과 관계는 확정되지 않았고, 사이드카·서킷브레이커 발동을 추세 하락으로 못 박기도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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