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60조 팔아도 8000 사수"…개인·퇴직연금이 바꾼 수급


외국인이 파는데 지수는 버팁니다. 예전 같으면 낯선 풍경입니다. 과거엔 외국인이 대규모로 발을 빼면 코스피가 휘청였습니다. 그런데 2026년 상반기는 달랐습니다. 그 물량을 받아낸 건 개인과 국내 기관 자금이었습니다.
코스피 8051.33 마감, 개인 2조6461억 '방어'

코스피는 7월 6일 전 거래일보다 37.01p(0.46%) 내린 8051.33에 마감했습니다. 소폭 하락이었지만 8000선은 지켰습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3000억원을 팔아치웠습니다.
그 물량을 받은 건 개인이었습니다. 개인은 이날 하루에만 2조6461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낸 매물을 개인이 고스란히 흡수한 셈입니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은 4.7원 오른 1530.3원에 마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4시간 외환시장이 열린 첫날이었습니다.
외국인 올해 158조 순매도…"하반기 전환 쉽지 않다"

외국인의 이탈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 7월 6일까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판 금액은 158조6414억원, 약 160조원에 이릅니다. 역대급 매도세입니다. 문제는 이 흐름이 언제 멈추느냐입니다.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더 무거운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외국인 비중이 35%까지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약 260조원의 추가 매도가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는 특정 가정에 기댄 계산일 뿐 확정된 예측은 아닙니다.
개인·ETF·퇴직연금 500조…'바뀐 수급구조'

버팀목은 여럿입니다. 개인은 2026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99조1729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직접 매수만이 아닙니다. 개인은 6월부터 7월 6일까지 ETF를 17조8996억원, 1월부터는 누적 65조5650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에 퇴직연금이 가세했습니다. 지난해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눈여겨볼 건 그 안의 변화입니다. 주식처럼 성과에 따라 수익이 갈리는 실적배당형 비중이 24.6%까지 올라섰습니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잔액도 2025년 말 48조7000억원으로, 1년 새 131.9%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국인이 떠난 자리를 국내 장기 자금이 메우는 구조입니다.
하반기 바통은 퇴직연금이 이어받나

상반기 주인공이 개인이었다면 하반기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증시를 개인이 끌어올렸다면 하반기에는 퇴직연금이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500조원 규모의 연금 자금이 어디로 흐르느냐가 지수의 방향을 좌우한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안심하긴 이릅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비중이 여전히 높은 대형주에서는 수급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금과 개인 자금이 지수 전체를 떠받쳐도, 종목별로는 온도차가 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관건은 이 국내 자금의 지속성입니다.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비중은 24.6%까지 올랐고, 계좌를 통한 ETF 투자잔액은 1년 새 131.9% 늘었습니다. 오재영 연구원의 260조원 추가 매도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더라도, 이 속도로 유입되는 500조원대 연금과 개인 자금이 지수의 하방을 얼마나 떠받치느냐가 하반기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저작권자 © BS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